사회 이슈

모든것이 유행이 되는 세상 / 칼찌 챌린지

 

현시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모든 것이 유행이 되는 시대”이다.

“XX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챌린지의 사전적 의미는 “도전”이라는 뜻이다. 그런 영단어가 SNS 영역으로 들어왔다. 가장 유명하고 챌린지의 시초라 여겨지는 챌린지는 2010년경 유행했던 “아이스 버킷”챌린지이다.  이 챌린지의 의도는 바람직했다.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응원하고 고통을 공감하자는 취지였다.

개관

최초의 참가자가 양동이에 가득 든 얼음 물을 스스로 끼얹으며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온전히 루게릭 환자의 홍보와 도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금세 그 의미와 목적은 변질되었다. 유명인들의 동참으로 위 챌린지가 유명세를 타자 이 챌린지는 다른 목적으로 전파 되었다. 루게릭 병의 환자들을 위한 기부나 홍보가 아닌, 참가자 스스로의 유명세를 확인하고 알리려는 행위로. 주객이 전도 된 것이다. [모든 참가자가 그런 것은 아니며, 진심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참가자도 많았지만 적어도 참가자의 반 이상은 그런 의도가 없진 않아 보였다 .] 스포츠 스타는 스포츠 스타끼리, 연예인은 연예인끼리, 인플루언서는 인플루언서 끼리.. 일종의 품앗이같이 서로의 인지도를 올려주려는 행위로 말이다. 그들의 활짝 웃으며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사진은 일간지나 각종 커뮤니티에 오르내렸고, 실검이 존재하던 시대라 심심치 않게 검색어 상단에 노출되었다.

칼찌 챌린지

“칼찌 챌린지”, 혹은 “살인예고” 밈이라 불리는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정말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들이 많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얼마 전 “신림역 칼부림”이라 불리는 참사가 발생했다.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가슴 아픈 사건이다. 그러자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각종 커뮤니티에 흉기로 행인들을 해치겠다는 예고가 올라온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살인예고들이 이어졌고, 종국에는 “칼찌 챌린지”(칼로 찌르는 챌린지)라 명명까지 되었다. 모든 것이 유행이 되는 세상. 남들이 하는 것은 꼭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소위 말하는 “관종”(관심종자)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어찌보면 그들의 행동 이면에는 인간의 본능이 내재되어 있다. 뒤처지면 도태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니, 유행에 빠른 편승은 생존경쟁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익하고 바람직한 유행에 한해서이다.

트랜드 포비아

트랜드 포비아는 아직까지는 없는 신조어지만,(내가 만든 단어이므로) 곧 대중화 되리라 생각되어 만든 단어이다. “포비아” 또한 최근 폰 포비아, 푸드 포비아, 케미컬 포비아 등 각종 이름으로 양산되고 있다. 사실 “포비아”란 단어 자체도 유행어(트랜드)이다. “유행에 뒤쳐지는것이 공포스러운 사람들”. 남들이 하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해야만 안심이 되는 사람들이 내가 생각하는 트랜드 포비아다.. 그런 트랜드 포비아의 최상단에 선 사람들이 바로 “칼찌 챌린지”를 위시한 그릇된 유행을 만들거나,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이다. 콜렉터처럼 모든 유행에 확인 도장을 받아야 안심이 되는 부류. 그들에게 유행의 선악 구분과 합법 불법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관심이 돈이 되는 세상

“렉카 유튜버”라는 용어가 있다. 실검은 없어졌지만, 검색량 조회 사이트를 활용해 관심도 높은 화제를 선점하는 유튜버들. 이들에게 사건의 진위나 법의 테두리는 중요치 않다.. 그저 높은 트레픽을 얻기 위해 사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한다. 그 극단적인 예가 코로나 때 환자복을 입고 대구역을 질주한 유튜버이다. 이 경우는 단순히 자신의이익(조회수)을 얻기 위해 불법적인 자작극 영상으로 대중의 공포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이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켰다. 또한 이런 부류의 가장 큰 폐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유해한 사회현상을 희화화 하고.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왜곡하는 것이다. 지금의 연이은 살인예고를 재미있는 유행정도로 치부하며 사건 현장을 찾아 자극적인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유튜브 내에서 이런 콘텐츠는 자체적으로 유해 창작물로 판단해 영상을 내렸으면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어찌 되었건 범람하는 렉카 유튜버는 가치관이 정립 되어 있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금일 자 뉴스에 따르면 살인 예고를 한 154건 중 59명이 검거되었으며 그중의 과반 이상이 10대 청소년이라 한다. 그들이 과연 정신병이나 사회 불만으로 인해 정말로 살의를 가지고 그런 게시물을 올렸을까? 아니라고 본다. 엄청난 트래픽을 보이는 자극적 게시물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유행쯤으로 여기며 재미 삼아 그런 글들을 올렸으리라. 남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 말이다.

글 마무리

말머리에 언급한 “모든 것이 유행하는 세상”에 유행의 소재에 예외란 없다. 설사 그것이 범죄행위라도 말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년 전에 비해 청소년의 흡연율이 낮아졌다고 한다. 그 당시만 해도 미디어 매체보다 또래 내의 사회화가 주류였던 시대였다. 그러니 친구가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말리는 친구보다 동조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유행(또래내의 트랜드)에 뒤처져 소외될까 두려웠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은 친구들보다 틱톡과 인스타 등의 SNS가 우선이다. 유행은 친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SNS의 인플루언서가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흡연율은 낮아졌지만, 마약류와 각종 강력 범죄의 발생률은 높아지고 있다. 전과자나 폭력배 출신의 유튜버들이 더 유해한 유행을 조장하기 대문이다. 유행은 관심을 부르고, 관심은 돈을 만든다. 부도덕한 인플루언서나 렉카 유튜버들이 잘못된 트랜드를 만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SNS 게시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법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주취, 심신미약, 촉법, 초범, 반성 등 암행어사 마패와도 같은 범죄자의 감형 요건들을 손봐야 한다. 더 이상 “전관”을 선임해 잘못을 돈으로 용서받는 사법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그래야만 몰지각한 행동의 유행을 막을 수 있으리라 본다.

gogisik.com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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