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요리 추천에 앞서 질문 드립니다. 무엇 때문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시나요? 봄의 벚꽃이 흩날리는 고궁과 일본식 정원, 한겨울 노천탕에서 설경을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료칸. 시간적이나 비용적으로 문턱이 낮아 언제나 우리나라 여행객의 사랑을 받는 일본. 하지만 그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 중 하나가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해주는 다채로운 일본의 요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워낙 가보신 분들도 많고, 국내에 일식당도 많아 접해 본 경험이 많으신 일본 요리겠지만, 그 중에서도 엄선하여 추천 하는 일본요리 6선입니다.
추천 일본요리 chankonabe(ちゃんこ鍋) – 찬코나베
찬코나베의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다수설- 일본의 국기인 스모 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스승(찬), 제자(코)가 같이 먹는 국물 요리(나베)라는 뜻으로 체중을 불려야 하는 스모 선수들의 음식답게 칼로리 높은 재료인 고기와 스지 등을 넣어 큰 냄비에 끓여낸 요리. 히타치야마 라는 일본의 유명한 요코즈나(우리나라 씨름으로 치면 천하장사)가 고안해 냈다함.
소수설-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이라는 설. 중국(찬), 냄비(코) 즉 “중국 냄비”로 끓여낸 전골 요리라는 뜻.
기름진 재료를 여러가지 넣고 냄비에 끓여낸 것이 언뜻 보면 우리나라의 부대찌개와 비슷합니다. 조리 하는 냄비 또한 그렇습니다. 그러니 김치나 고추가루를 넣지 않은 부대찌개의 맑은 지리탕 버전으로 예상하시면 되겠습니다. 후쿠오카를 방문하셨던 분들은 곱창전골인 모츠나베를 한번 쯤 접해 보셧을 텐데요. 그 모츠나베와 비슷한 부류의 요리입니다.
추천 일본요리 Tendō(天童) – 텐동
“텐푸라(天)를 올린 밥(童)” 즉 튀김을 올린 덮밥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에 어묵을 “덴뿌라”라고 통상 불렀습니다. 하지만 흔히들 생각하시는 어육 이외에도 버섯, 해산물, 각종 야채, 계란 등 정말 다채로운 재료도 튀김옷만 입으면 텐푸라로 불리고 있습니다. 다만 고기의 경우 텐푸라의 재료로 선호되지 않는습니다. 그 이유는 텐푸라의 유래가 포르투칼인들이 금육일(고기를 먹지 않는 날)에 고기를 대신해 타 재료로 튀김을 만들어 먹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텐동을 추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밥이다 보니 간단히 한끼 요기하기도 좋고, 가격 또한 부담 없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텐동이 매력적인 것은 그 재료의 무궁무진함에 있습니다. 새우, 관자, 오징어, 보리멸, 버섯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재료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게마다 텐푸라에 올리는 소스도 다르기 때문에 방문하는 가게마다 색다른 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추천 일본요리 Rāmen(ラーメン) – 라멘
우동과 더불어 일본 면 요리의 양대산맥인 라멘입니다. 우동의 경우 우리나라에 거의 토착화되어 일본색이 많이 빠진 음식이 되었지만, 라멘의 경우는 아직도 본토인 일본과 수준 차이가 심하고 접하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고속도로 휴게소나 “**천국” 등에도 우동은 흔하지만, 라멘은 라멘 전문점을 찾지 않는 이상 먹기가 힘들죠. 일단 라멘을 추천 드리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텐통 만큼이나 그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국물 종류가 다양합니다. 닭, 돼지 해산물 등 베이스로 우려내는 육수(肉水)도 여러가지. 여기에 첨가하는 조미료도 된장, 간장, 소금 등 종류가 많습니다. 면 종류도 밀가루와 간수의 배합, 단단한 정도, 면의 굵기, 익히는 정도도 가게 마다 다릅니다. 여기에 곁들이는 토핑까지 다양하니, 어떤 조합을 사용 하느냐에 따라 수십 종류의 라면 커스텀이 가능합니다. 또한 근래에는 국물이 없는 탄탄멘과 소바처럼 따로 담긴 소스에 면을 찍어 먹는 츠게멘도 인기입니다. 더욱이 전날 술을 드신 경우 속풀이에도 그만인 메뉴가 라멘이니 여행 중 한끼는 꼭 라멘으로 드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추천 일본요리 Kaiseki (懐石) – 가이세키요리
일본 요리의 꽃 가이세키 요리입니다. 가이세키 요리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 일본식 연회 요리입니다. 소위 눈으로 먹는 다는 정통 일식의 극치를 보여주는 요리입니다. 앞서 언급한 요리들은 대중적인 요리지만. 가이세키 요리는 전문점도 드물고 가격 또한 높아 접하기 힘든 요리이기도 합니다. 주로 고급 료칸에서 석식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먹는 법 또한 다도(茶道)마냥 예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객의 경우 료칸에서 제공하는 약식의 가이세키나 여행객 대상 업소의 대중적인 가이세키를 접하는 경우가 많으니 굳이 예법까지 배울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추천 일본요리 Gyutan-yaki(牛タン) 우설 구이
규탄야끼는 사실 요리라기 보다는 야끼니쿠의 한 “부위”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우설을 취급하는 업소가 적어 접하기 힘들기 때문에 추천 일본요리로 선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얇게 저민 우설을 그대로 구워 먹는 것과 다르게, 일본에서는 두툼하게 썬 우설을 소금 후추 등에 재워 3일 가량 숙성 시켜 먹습니다. 그래서 풍미가 뛰어나며 좀 더 찰진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지의 어지간한 야끼니쿠집의 메뉴판에는 빠지지 않는 인기 부위가 우설 입니다. 참고로 규탄야끼의 원조는 센다이 지방으로 센다이 역에는 규탄 거리까지 있다고 합니다.
추천 일본요리 Japanese Dessert (和風デザート) 일본 디저트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일본 디저트란 말은 다소 어폐가 있는데요. “디저트”가 원래 서양(프랑스) 코스 요리의 후식 음식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메이지 유신 이래로 지금껏 서양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터인지 몰라도 일본엔 유독 유럽색이 짙습니다. 그리고 그중 특히 프랑스에 대한 동경 내지 환상도 컸습니다. 오죽하면 “파리 신드롬” 이라는 웃지못할 현상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로인해 일본은 아시아의 여느 나라보다도 프랑스 레스토랑이 많은 편이며 거기에 따라 디저트 문화도 발달했습니다. 또한 일본인의 식성 자체가 유독 달콤한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도 했습니다. 여튼 지금의 일본은 말 그대로 디저트의 천국입니다. 디저트의 원래 역할은 식사 마지막의 입가심 정도였지만, 지금은 한끼의 식사로도 손색 없는 고급 음식 중 한 분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선택의 폭도 상당히 넓습니다. 푸딩, 티라미수, 마카롱 등의 유럽식 디저트 뿐만 아니라, 전통 음식인 당고, 안미츠, 화과자 등도 인기가 많은 메뉴 입니다. 위상 또한 달라져 요즘은 카페에서 파는 곁가지 메뉴 중 하나가 아니라 “디저트 전문 식당”에서 대표 메뉴로 판매하는 추세입니다. 덥고 습한 일본 여행 중간에 시원하고 예쁜 인테리어의 디저트 가게에 들러 잠깐의 달콤한 여유를 갖는 것도 일본 여행의 백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